바닷가 마을에 제니라는 여인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바다에 빠진 그녀에게 한 해군 장교가 손을 내밀었지요. 차가운 물 밖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손의 온기는 오래 남았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사랑이 익을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떠났고, 제니는 날마다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돌아올 배가 없는 날에도, 그를 기다릴 자리는 비워 두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잊으라 했지만, 제니에게는 끝내 하지 못한 인사가 남아 있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저녁, 그가 돌아왔습니다. 먼 나라의 해변에서 목숨을 건지고, 다시 그녀에게 닿기까지 수많은 날을 건너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회를 시기한 사람이 그를 도망병이라 모함했습니다. 병사들이 다시 그를 데려가려 하자, 제니는 두 손을 모았습니다. 이제 겨우 돌아온 사람을, 한 번만 더 지킬 수 있게 해 달라고요.
그때 바다에서 흰 안개가 밀려왔습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작고 하얀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병사들이 떠난 뒤, 연인은 꽃 사이에서 다시 서로의 손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꽃을 안개꽃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 작은 꽃들은, 오래 기다린 사람에게 끝내 건네지 못한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늦어도 괜찮았다고. 돌아와 주어서 고맙다고.